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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02-11 14:13
[감각감상] [권도갑 교무님의 행복을 여는 마음 공부] 번뇌(煩惱)가 보리(菩提)이다
 글쓴이 : 고원선
조회 : 810  

번뇌(煩惱)가 보리(菩提)이다.

번뇌는 마음의 고통이다.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 등이다. 반면에 보리는 최고의 바른 깨달음(正覺)이다. 그런데 어떻게 번뇌가 보리이란 말인가? 수많은 공부인들이 이 화두를 해결하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무시선장에서 대종사님은 [사람이 만일 오래 오래 선을 계속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마음의 자유를 얻은 즉, 철주의 중심이 되고 석벽의 외면이 되어 부귀영화도 능히 그 마음을 달래어 가지 못하고 무기와 권세로도 능히 그 마음을 굽히지 못하며, 일체 법을 행하되 걸리고 막히는 바가 없고 진세(塵世)에 처하되 항상 백천 삼매를 얻을 지라, 이 지경에 이른즉 진대지(盡大地)가 일진법계(一眞法界)로 화하여 시비선악(是非善惡)과 염정제법(染淨諸法)이 다 제호(醍醐)의 일미(一味)를 이루리니 이것이 이른바 불이문(不二門)이라 생사자유와 윤회해탈과 정토극락이 다 이 문으로부터 나오나니라.] 하셨다.

그동안 우리는 욕심과 이기심 분노 불안 두려움 등을 번뇌이며, 나쁜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늘 이들을 없애고 이타심과 자비심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나의 이기심과 욕심 미워하고 화내는 모습 등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였다. 투사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다시 나에게 가져와서 나의 것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고약한 일이었다. 나의 분별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이는 힘들고 기분 나쁜 경험이 되며 끊임없이 다시 상대에게 투사하였다.

이제 진솔하게 나를 인정하여 보자. 이기심과 분노와 불안과 두려움과 미움 등은 나에게 정말 좋은 것이다. 하고 생각하며 받아들여 보자. 그러면 편안하게 품어 안을 수 있다. 이들이 사실은 쓴 약처럼 보이지만 나에게 유익한 보약이다. 이를 수용해야 그 다음의 것이 찾아온다. 밤이 지나야 낮이 오고, 어둠을 받아들인 뒤에 밝음이 찾아오듯이 이들은 음양 상승하며 함께 흐르고 있는 것이다. 선과 악, 죄와 복, 번뇌와 보리가 모두 둘로 나눌 수 없는 소중한 하나인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소식을 잊어버리고 번뇌가 나쁘다고 생각하며 얼마나 많은 세월에 이들을 없애려고 하였는지 모른다. 그리고는 나는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부지런히 노력하였다. 이렇게 하여 허상과 관념의 나를 만들어 갔으며, 이를 참 나로 생각하고 내 속의 싫은 것은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며 살았다. 대종사님은 통만법명일심(通萬法明一心) 하여서 이를 다시 내 것으로 받아들이면 대원정각을 이룬다고 하셨다. 그러나 이는 참으로 힘든 것이었다. 보기 싫은 것을 다시 내 것으로 인정한다는 것이 어려웠고, 기분이 나빴다. 그러나 힘이 들지만 받아들이고 나면 정말 새로운 나를 찾을 수 있었고 깨어남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를 사람들에게 권하였으나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싫어하였고 화를 내기도 하였고, 공부를 시작한 사람도 조금 하다가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수용하여 자기를 보려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이를 쉽고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고심하였다. 그러다가 결국 이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내었다. 그동안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고 분별한 각종 번뇌들 - 욕심 이기심 불안 미움 두려움 분노 등이 사실은 없애고 제거해야 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지금 내가 성장하는데 꼭 필요하며 유익하고 좋은 체험임을 발견하였다. 조용히 호흡하면서 이들을 소중하게 받아들여 보았다. 이들을 기꺼이 수용하고 경험해야 이타심이 나타나고 사랑과 평안이 찾아 왔다. 밤을 받아들이면 낮이 오듯이 모든 것이 음양상승(陰陽相勝)의 도로 나타났다.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이 너무 좋았다.

예를 들면 화를 내는 것을 그동안 나쁘다고 생각하였다. 누가 화를 내면 수양이 잘 되지 않은 사람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다 보니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며, 이러한 나를 고치려고 하였다. 어쩌다 화를 내면 자신을 탓하며 미워하고 스스로 자학 하였다. 나의 공부 표준을 화내지 않는 사람으로 삼고 살았다. 되돌아보니 나의 앞에는 가까운 인연들이 화를 잘 내었다. 이를 마음속으로 존경을 하지 않았다. 화를 내지 않고 잘 참는 사람이 좋았다. 그런데 앞에서는 웃는 얼굴을 하고 화를 내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뒤에서는 나를 불신하고 욕을 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직접 내 앞에서 화를 낸 사람은 나를 인정하고 신뢰하며 사랑하였던 것이다. 화를 내지 않은 것 보다 화를 내는 것이 오히려 더 진솔하고 건강하였다. 중요한 것은 화를 내고 이를 책임지면 그 화의 원인이 내 속에 있음을 발견하고 원망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은 나를 깨어나게 하고 상대를 더욱 깊이 만나게 하였다. 화를 내고 그 책임을 내가 진다면, 지금 나는 화를 내는 것이 좋다. 이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소중한 체험이며,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너무도 귀한 공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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