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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9-03 08:16
[감각감상] [나상호 교무님의 글] 먼 길? 가까운 길?
 글쓴이 : 고원선
조회 : 634  
"이번 휴가를 정동진으로 간대요?"

"참 먼 길로 나서네. 피서철이라 시간도 제법 걸릴텐데."

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교무님이 어딘가 전화를 하더니 나누는 대화입니다.

때로 길을 두고 멀다 또는 가깝다고 그럽니다. 저도 나름대로 몸이 지치는 거리는 멀다 느끼고 감당할 정도가 되면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달 사이에 공무로 중국과 호주에 다녀왔다가 그런 생각을 놓게 되었습니다. 이 좁은 땅에 살다가 워낙 나라땅이 넓은 곳으로 가고 보니 몰랐던 사실인데 형편이 어지간한 사람들은 보통 비행기로 이동하는 게 다반사인 나라들입니다. 그런데, 저는 사정이 있어서 비행기로 2시간여 정도 걸리는 거리를 자동차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14시간을 차로 달린 것입니다. 생전 처음 맞이하는 이국의 풍광을 보면서 달리니 느낌이 다르긴 했습니다. 그때는 모르다가 몸이 지친 걸 안 것은 귀국 후 이틀간 내리 자고나서야 알아 차렸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세상 일이란 더 큰 것을 경험하고 나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크게 느끼지 않습니다.

그런데, 먼 길을 갈 때 멀다고 느끼지 않는 마음은 그보다 먼 길을 갔던 경험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멀다고요? 거기에 도착해서 지낼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얼마나 설레는데요."

"멀다고요? 구경하면서 가면 되지요. 모두가 새롭잖아요. 새로운 것을 보면서 가는데 뭐가 지겨워요?"

"멀다고요? 저는 차에 타면 그냥 자요. 도착하면 잠이 깨는데요."

"멀다고요? 멀다고 생각하니까 그렇지요. 그 한 생각에 집착하니까 그런 것 아녜요?"

그렇지요. 길은 그냥 사람이 가도록 나 있을 뿐입니다. 수많은 인연들이 그 길로 지나가건만 그저 길로써 여여자연하게 있는 길이 있고, 그런가하면 그 길을 가는 동안 많은 사연들을 겪겠지요. 그걸 달리 말해 '일생길'이라고도 하잖아요.

어쩌면 우주 만물이 겪는 '불생불멸의 도'나 '인과보응의 도'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알고보면 같은 길을 두고 이 길이야 저 길이야 하는 것이거든요. 둘이 서로 바탕이 되어 나눌 수 없는 한 길이니까요.


정의수 13-09-06 15:03
 
불생불멸의 도, 인과 보응의 도, 둘이 서로 바탕이 되어 나눌 수 없는 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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