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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8-29 10:02
[감각감상] [나상호 교무님의 글] 감옥의 독방이 그런 공간입니다
 글쓴이 : 고원선
조회 : 639  
경제학자인 신영복 선생께서 동양고전독법을 밝히신 책 '강의' 서론에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을 이렇게 적으셨습니다.

"내가 본격적으로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무래도 감옥에 들어간 이후입니다. 감옥에서는, 특히 독방에 앉아서는 모든 문제를 근본적인 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감옥의 독방이 그런 공간입니다. 우선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 됩니다."

이 말씀에 책을 덮고 한참동안 사유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에 대한 반성이지요. 어찌보면 종교인으로서 성직의 길을 가는 사람으로서 갖는 반성입니다.

하루의 시작을 선(禪)으로 시작합니다. 감옥의 독방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 한 생각이 일어나기 전의 근본적인 지점을 체득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리를 털고 일어나 심신을 작용하면서 하루를 살다보면 심력을 갖추지 못해 방심을 하게 됩니다. 아침 그 시간만 갖는 감옥의 독방 공간이겠죠. 그래서 수행자들은 힘을 얻도록까지 일정기간 스스로 독방에 가두고 그 기간을 유지하는가 봅니다.

원불교 성직의 길을 가다보면 3년마다 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옵니다. 그때마다 가고 싶은 곳에 대한 욕심을 냅니다. 욕심이래야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당에 가서 교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지요. 교당을 떠나와 10여년을 중앙총부에서 생활하다보니 그런 마음이 더해졌습니다. 일로 보면 지금 이곳이나 교당이나 다 일터이지만 그래도 교도님과 함께 하면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감옥의 독방' 같은 시간이 더 많겠기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저의 원대로 되진 않았습니다.

사회가 민주화되고 대중들의 의식도 그렇게 자리잡아가다보니 종교가도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보다 나 밖의 일에 더 관심이 많아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만큼 정신기운이 흩어지는 것이지요. 어느 종교든 그 종교가 종교의 순수함을 잃지 않고 샘솟는 힘이 있다면, 구성원들 중 다수가 '감옥의 독방' 같은 공간에서 깊은 사유를 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잘 모르면 눈 앞에 시비를 분명히 잘 가리는 사람을 자칫 밝은 사람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큰 공부에 뜻하고 큰 일을 착수한 사람은 먼저 마땅히 작은 일부터 공을 쌓기 시작하여야 된다"고 하시고 "참도를 구하는 사람은 발심한 본의를 반성하여 여러방면으로 흩어지는 마음을 바로 잡아 삼대력(정신수양력, 사리연구력, 작업취사력) 쌓는데 공을 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도 꼭 이른 아침 선시간이 아닐지라도 일이 없을 때는 내 안을 반조하는 '독방 감옥'에 앉아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도관 13-08-29 14:46
 
좌선이 주는 定力은,  경계에 덜 흔들리는 부동심과 
거기에 수반되는 慧力이라고  들었습니다.
정의수 13-09-06 15:15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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