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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8-08 10:07
[감각감상] [나상호 교무님의 글] 일등과 꼴등
 글쓴이 : 고원선
조회 : 654  
외고에 들어간 큰 아이가 지난번 집에 왔을 때는 시험을 잘못봐서 너무 힘들어 하더니 엊그제는 밝은 얼굴을 하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훨씬 잘 보았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전, 성적이 좋은 아이들만 모여있으니 중학교때 성적만 믿고 과신하지 말라고 했더니, 설마하다가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체감하고 크게 낙담하더니 마침내 회생한 것입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잘 했다 싶어 어깨를 토닥이면서 칭찬해주었지요. 그러면서 "너무 방심하지 말고 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교당 학생법회에 간다기에 차에 태우고 가는 길이었습니다. 달리다가 정지 신호에 걸려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야, 일등이다." 제가 혼잣말처럼 말하니 큰 아이가 "뭐가요?"하고 묻습니다.

"봐, 신호등 앞에 아빠차가 맨 앞에 있으니 일등이잖아."

아이가 어이 없는지 후후후 웃습니다. 그렇게 나도 덩달아 웃고 말았습니다.

한시간여 뒤에 법회를 마치고 데리고 오는 길에 신호대기 상태에서 차를 멈췄습니다.

아이가 "꼴등이다." 그럽니다.

제가 무심코 "뭐가?"하고 물었죠.

"아빠, 뒤를 봐요. 우리차가 꼴찌 잖아요."

"그래? ㅎㅎㅎ"

한참 가다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아까 일등했다가 좀전에 꼴등했는데 느낀 거 없니?"

아이는 질문의 뜻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웃기만 합니다.

사노라면 그렇습니다. 일등을 하기도 하고 꼴등을 하기도 하고, 그 사이에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오늘 하루에 그런 상황이 몇번이고 바뀌는 것을 아니 그것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습니다.

살다가 힘든 일을 당하지요. 그럴 때, 당하는 그 기간을 긴 세월이 아닌 하루살이로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금세 변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힘든 것을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생은 변화라고 하는 것을 망각하기 때문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진리를 아는 사람은 '생로병사의 이치가 춘하추동과 같이 되는 줄 안다.'고 그러셨습니다. 변하는 이치를 모르는 사람은 오늘 당장 겪는 일이 결코 변하지 않을 일로 알고 거기에 얽매입니다. 혹 안다해도 그에 대한 굳은 믿음이 없으면, 당장 눈앞에 닥친 일로 결과를 보고자 서두릅니다.

변하는 이치를 아는 사람은 당하고 있는 이 현실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삶이 여유롭지요. 느긋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당할 때 잘 맞이하면서 변화가 온다는 믿음을 갖고 그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진리가 있지요. 변함이 없는 영원한 자리, 본래 자리에서 보면 '변화' 그 자체에도 끌릴 것이 없습니다.

변하는 이치인 무상(無常)으로 보는 세상과 불변하는 이치인 유상(有常)으로 보는 세상은 서로 바탕이 되어 둘이 아닌 하나로써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정의수 13-08-08 12:19
 
여유로운 마음, 여유로운 삶을 위해... 일을 당할때 잘 맞이 하면 변화가 온다는 믿음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라.. 저도 지난 날을 보면 항상 조급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도관 13-08-08 13:16
 
현실을 잘 받아 들이고,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여 잘 준비하고...
박원경 13-08-08 15:52
 
일 당했을 때에는 전력을 다하는 것이 옳고, 일 끝나고 나서는 거기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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