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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2-20 09:20
[감각감상] [정천경 교무님의 글] 당신은 어쩌면 그렇게 모집니까?
 글쓴이 : 고원선
조회 : 800  



중국 노나라에 가난한 선비가 단칸방에 홀로 살고 있었다.
폭풍우가 몹시 심하게 몰아치던 어느날 밤,
이웃에 사는 젊은 과부의 집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버렸다.
과부는 급한 김에 선비가 사는 단칸방의 문을 두드리며
자기 집의 딱한 사정을 이야기 하고
아침까지만 있게 해달라고 간청을 했다.

그러나 선비는 거절하고 문울 열어주지 않았다.
그녀는 조르다 못해 "당신은 어쩌면 그렇게도 모집니까?
이렇게 바람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는 밤에
그만한 청도 들어주지 못한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말하자,

그 선비는 "제가 모질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남자는 나이가 예순이 넘기 전에는
육체적 욕망을 다스리기 힘든 법이라오.
내 집에 방이 하나만 더 있어도 댁을 들이겠으나
그렇지도 않은 상황인데,
젊은 남녀가 어찌 아닌 밤중에 어떻게
한 방에서 같이 밤을 지난단 말이오?" 하고는
완강하게 거절을 했다.

여자는 참다못해 소리를 높여
"무슨 졸렬한 말씀입니까?
옛날 유하혜는 모진 추위에 몸이 언 여인을 안아서
자기 체온으로써 소생케 하였다 하지 않습니까?
그랬어도 사람들은 유하혜를 칭찬을 했지,
누구 한 사람도 호색한 사내라고는
비난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자,

선비는 이 말을 받아
"유하혜라면 여자에게 혹하지 않을 만큼의 자신이 있었지만
나는 그럴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의 그럴 수 없음을 가지고
유하혜의 그럴 수 있음을 배우려 할 뿐이오." 라고 말했다.

그 후 공자는 이 말을 듣고
"그 선비는 참으로 유하혜의 정신을 터득한 사람이다."고
유하혜를 배우려는 사람으로서 그보다 더 잘할 수는 없으리라.
최고의 선(善)을 바라면서도 그가 한 일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지혜롭고 장한 일이다."고 평했다고 한다.


과연 공자가 평한 유하혜의 정신은 무엇일까요?
이 아침에 조용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정신은 바로 최고의 선을 행하려면
자신의 능력과 역량과 근기에 따라서 맞게 해야지,
그렇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이 한 것을 그대로 따라서 하는 것은
능사는 아니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역량과 능력과 그릇이 되지 않은데도 그저
흉내내기를 좋아하다보면 패가망신하기가 쉽습니다.

따라서, 역량과 능력과 그릇이 되지도 않으면서
성현과 선배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서 자행자지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며, 자신의 근기에 맞게 처신하는 것이
참으로 지혜로운 길이고 최선의 방법이라는
가르침인 것 같습니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부탁이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여 도저히 어려울 경우는
좀 박절하다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처음부터 명확히 거절할 필요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이야기 속에서 과부가 유하혜를 논하며
음욕을 품고 있지 않음을 선비가 진정으로 간파했다면
과부를 밖에 세워두지 않고 자신의 방을 내어주고
본인은 다른 방도를 찾는 것도
또 다른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스쳐지나갔습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오늘도 살아가면서 자신의 역량과 능력과
그릇에 대해다시 생각해보고,
혹여 무모한 일에 무리한 도전은 하지 않도록 하길 바라며,
주변 인연의 과한 부탁에는
처음부터 분명히 하는 하루가 되길 염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고원선 13-02-20 09:31
 
이 글을 보면서 좋은 일도 자신의 근기에 맞게 처신 하는 것이 참으로 지혜로운 길임을 알게 해줍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이 선비가 여인이 그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면 아예 자기 방을 내어 주고 본인은 처마라든가 아님 다른 방도를 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데 이건 아마도 현대에 들어와서 생긴 서양의 신사도에 대한 관념이 생겨서 그렇지 않은가 싶네요.  유가(儒家)의 여자 관련 고사에는 인(仁) 또는 인격(人格)을 이루기 위한 절제를 강조하는 것은 있으나 여자를 위해 남자가 희생하는 신사도에 관한 예화는 보기 힘든 듯.
도관 13-02-20 12:44
 
자신의 역량과 상황과 근기에 따라, 무리한 도전은 피하고,
주변의 과한 부탁에는 처음부터 분명히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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