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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12-10 09:30
[감각감상] [정천경 교무님의 글] 기철이 할머니
 글쓴이 : 고원선
조회 : 1,039  



기철이 할머니는 참 좋은 분이셨다.
젊어서 남편을 잃으시고 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하시며
얼굴의 꽃잎을 다 지우셨다.

할머닌 10년전부터 기철이가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한달에 두번 고아원을 방문하셨다.
고아원에 가기 전날이면 그의 할머니와 엄마는
몹시 분주했다.

아이들에게 고기를 양념에 재두었고
과일과 다른 음식들도 장만하셨다.
그래서 고아원의 아이들은 기철이 할머니를
고기할머니라 불렀다.

그러던 어느날,
기철이 할머니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다가 쓰러지셨다.
얼마후 건강을 회복하셨지만 할머니의 모습은 예전과 달랐다.
웃음도 없어졌고 늘 우울한 얼굴로 방안에만 계셨다.

물론 시장일도 그만 두셨고
그토록 좋아했던 고아원에도 가시지 않았다.
기철이 할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얼굴이 수척해지셨다.
그러더니 결국 치매까지 앓으셨다.

하루는 밤늦도록 아무 연락이 없이 돌아오지 않으셨다.
파출소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은 거의 자정 무렵이었다.
기철이 할머니는 버스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자신의 집도 찾아오지 못할 만큼 총기를 잃어가고 계셨다.

어떤 날은 생전 안 드시던 술을 마시고는 잔뜩 취하셔서
소리까지 지르셨다.
심지어는 물건을 부수기까지 하셨다.
병원에 모시고 가려고 기철이 아버지가
몇번이고 설득했지만 할머니는 막무가내이셨다.

그의 아버지가 할머니를 끌어안고
눈물로 간곡히 부탁했지만
오히려 주먹으로 아버지의 등을 때리며 소리만 지르셨다.

그 후 기철이 할머니 상태는 점점 심해졌다.
그토록 극진히 공경해왔던 기철이 부모님도
할머니에게 많이 지친것 같았다.

기철이 할머니가 밖에 나갔다가 신발까지 잃어버리고
맨발로 들어오시던날,
그의 아버지는 처음으로 언짢은 표정까지 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 친구 한 분이 멀리서 놀러 오셨다.
자식도 없이 혼자사는 그 할머니는
기철의 할머니와 가장 친한 분이셨다.

그날 할머니 친구는 기철이네 집에서 주무셨다.
할머니 두분이 도란도란 말하는 소리를 들으며
기철이는 잠이 들었다.

그런데 잠결에 들려온 할머니의 울음소리에 잠을 깼다.
기철이는 그대로 눈을 감고 있었다.
"이제, 아이들 속 그만 썩여야지?
예전에 그 총기는 다 어디 갔어?"

친구분은 기철이 할머니를 달래듯 말했다.
기철이 할머니는 그 말에 한동안 말이 없으셨다.
잠시후 말소리가 들려왔다.

"사실은 나 정신 멀쩡해.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 거야.
가야 할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자식들하고 정 떼고 가려구.
나야 훌쩍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자식들 마음은
오죽이나 아프겠어.

"그랬구먼. 허긴 자식들 두고 가는 게 제일로 마음 아프겠지.
그래도 아이들 생각해서 적당히 해둬.
정 떼는 것도 좋지만 신발까지 벗어버리고 집에 들어오진 말구."

"그건 일부러 그런건 아냐.
친구집에 갔다오는데 시장 한 구석에서 노인네가 자고 있잖아.
다 떨어져 있는 신발을 신고 있는게 너무 안돼 보이더라구.
그래서 신발을 벗어 그 사람 머리 맡에 두고 왔지.
가진 돈도 없고 해서 말야 ......

기철이는 왠지 울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이 글은 이철환이 지은 {연탄길}이란 책에서
[등불을 켜는 손]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내용입니다.

나이 들어서 가족과 정을 떼기 위해서
꼭 자녀들에게 그렇게 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기철이 할머니의 속깊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뜨거운 이웃에 대한 사랑!
그리고 마음공부가 더욱 나의 마음을 뭉클케 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당신의 죽음을 미리 알아서인지,
강연히라도 그 동안 가족들에게 쏟았고 맺었던 정과
착심을 떼기 위해 치매임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과연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그렇게 노후에 정과 착심을 떼는 연습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더불어, 기철이 할머니가 자식을 위해 평생 고생하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며,
자식들에게 어떻게 해서든 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노후에 치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가서
생활하시는 노모님과 어쩌면 똑 같은지....
노모님 한 분 편안하게 봉양하지 못한 불효자로서
그저 가슴만 더욱 미어지고 눈가에 이슬만 맺힐 뿐입니다.

원불교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께서는 {대종경} 천도품 3장에서
"스스로 생각하되 평소부터 혹 어떠한 애욕 경계에 집착하여
그 착을 여의지 못한 경우가 있거든 오직 강연히라도
그 마음을 놓아 버리는 데에 전력하라.
만일, 착심을 여의지 못하면 자연히 참 열반을 얻지 못하며,
그 착된 바를 따라 영원히 악도 윤회의 원인이 되나니라."고 하셨는데
기철의 할머니를 보면서 이 법문이 더욱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추운 오늘도 기철이 할머니와 같이
속깊은 사랑과 보이지 않은 마음공부로
마음이 따뜻한 하루가 되시고,
어떠한 애욕경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힘을 갖추는
정진 적공하는 하루가 되시길 염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용권 12-12-10 11:15
 
자신이 가야 할 때를 분명히 알고 행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도관 12-12-10 16:42
 
평소에 미리미리 자신제도  자기가  해두는것이
현명하다는  법문 말씀이 생각납니다.
은선 12-12-14 14:29
 
내공을 쌓아가는 하루 하루가 되어야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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