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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09-28 09:41
[감각감상] [정천경 교무님의 글] 배추 장수 할머니
 글쓴이 : 고원선
조회 : 938  



한 고급 주택가에서
할머니 한 분이 대문을 열고 나왔다.
"다녀오세요. 어머니."

노인대학에 다녀오신다며 곱게 단장하고 집을 나서는 할머니를
며느리가 배웅하고 있었다.
하루도 빠짐없는 일과로 며느리는 언제나처럼
시어머니를 대문 앞까지 따라나왔다.

그런데 대문 앞의 며느리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오자
할머니의 걸음은 빨라졌다.
할머니가 날마다 가는 곳은 노인대학이 아니었다.

할머니는 달동네 허름한 가게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더니
맡겨 놓은 듯한 손수레에 배추를 가득 실었다.
그리고는 배추수레를 끌고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기 시작했다.

"배추 사세요 배추. 싱싱한 배추가 왔어요."
할머니는 큰 소리로 손님을 불러모았다.
"한 포기 더 얹어 줄 테니 사 가요. 새댁!"

며느리도 모르게 하는 할머니의 배추이동판매는
해질녘까지 계속되었다.
그러다 어둠이 내려앉고 배추가 열 포기쯤 남았을까,
큰 길에서 야채를 파는 트럭 한 대가 올라왔다.

"할머니, 오늘은 여기서 만나네요.
남은 배추 저 주세요. 팔아드릴게요."
"번번이...고마워서 원...허허허."
"날도 추워지는데 힘든 장사 그만하세요. 할머니."

할머니 고생하는 게 늘 안타까웠던 트럭행상 청년이
배추를 옮겨싣다 말고 권했다.
그럴 때마다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던 할머니가
그날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내가 왜 배추장살 하는지 아우?
그러니까...그날이 우리 아들 여섯살 생일이었지."
할머니는 잠시 회상에 잠겼다.
"엄마, 정말 시루떡 사 줄거지? 정말이지?"
"그럼, 이거 다 팔고 꼭 사 줄게."

젊은 배추장수 엄마의 말에
아들은 환하게 웃음을 지었습니다.
"헤헤, 야...신난다."

생일날 시루떡을 사 달라고 졸라대는 아이를
얼르고 달래가며 장사를 나섰는데
그날따라 손님이 주체할 수 없이 많았다.
수레에 가득 실린 배추는 금세 동이 났다.

그런데 그렇게 경황없이 떨이를 하고 정신을 차렸을 때
아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어? 얘가 어디갔지... 상우야 상우야!"
할머니는 그렇게 아들 하나 잃었던 것이다.

생일날, 먹고 싶다던 시루떡을 끝내 먹이지 못하고
손을 놓쳐 버린 아들.
그 아들이 어디선가 배추 사라고 외치는 엄마 목소리를 듣는다면
지금이라도 맨발로 달려 나올 것만 같아
할머니는 부자가 된 오늘도
배추장수를 그만 둘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TV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소개한 내용으로
젊은 시절 먹고살기 위해 정신없이 배추장사를 하다가
생일날 시루떡을 사달라고 졸라대는 여섯살 먹은 아들을 잃어버리고서,
잘 사는 할머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그 아들을 잊지 못해 어디선가 나타날 것 같아
며느리 몰래 배추장사를 하러 다니는 그 모성에
그저 마음만 아리고 눈물이 핑 돕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어머니들의 한결같은 자식사랑은
그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고 똑 같으리라 생각을 하면서,
더욱이 치매와 육신의 노쇠로 인하여
노후생활을 고통스럽게 보내고 계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니
그 불효스러운 죄송함에 쏟아지는 눈물이 앞을 가리고
가슴이 먹먹하여 한동안 글을 정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주자 10회 가운데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 死後悔)란 글귀가 떠올라서
더욱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불효부모사후회 뿐만 아니라,
불효부모노후회(不孝父母 老後悔),
불효부모병후회(不孝父母 病後悔)란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우리를 낳아주고 키워주시며 가르쳐 주신 부모님들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고 더 이상 지켜봐주지 않으며,
더 이상 품어주지도, 더 이상 그 무엇을 바라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목소리 한번 더 듣고 그저 얼굴 한번 더 보며,
그저 손 한번 더 잡아보고 그저 사랑하는 자식들과
이야기 한번 더 나누고 싶은 마음, 그 뿐이 아닌가싶습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추석명절을 맞이하여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모님께
목소리라도 들려주고 얼굴도 보여드리며 손도 잡아주고,
똑같은 말을 하고 또 해도 잔소리 그만 하라고 핀잔주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며 맞장구 쳐주는 효자, 효녀, 효부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도관 12-09-28 13:12
 
사은중 부모은이 두번째 나오는 뜻을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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