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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순간의 깨달음 - 이병권 간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조회 797회 작성일 2013-07-27 13:31

본문

순간 순간의 깨달음

이 병권 간사

출가를 하기 전에 여행을 좀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게 작년의 일이네요. 제 자신이 나이가 들기 전에 하고 싶은 것 하나가 세계일주 였습니다. 재정적인 문제로 세계일주는 못했지만 그래도 틈틈히 저렴한 항공권이 나오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곤 했었죠.
한 사람의 여행 성향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경계에 대처 하는 그 사람의 자세를 볼 수 있다고 할까요. 낯선 환경, 언어, 잦은 불편함. 자국에서의 익숙함은 외국에서는 허락되지가 않지요. 그 많은 경계들을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여행자의 자세를 보면 그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걸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습니다.
저에게도 여행 습관 같은게 하나 있었는데요. 목적지에 대한 무계획성이었습니다. 목적지에 대한 계획성이 없이 움직인 적이 많았지요. 그냥 무작정 걸으면서 목적지를 찾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이드북이나 지도 하나 없이 길을 찾는 경우도 많고 그러다가 헤매고.. 그런데 이런 습관들이 반복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스위스 바젤 중앙역에서 유스호스텔까지 10분이면 갈 길을 2~3시간 동안 길을 헤매기도 하고요.
그때 엄청 고생하다가 느낀 감상이 있는데요. 이렇게 길을 찾아가는 방식들이 내가 지금까지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과 정말 유사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냥 무조건 하다 보면 얻게 되겠지. 의미 없는 일은 없으니까 뭔가 얻게 될 거야.’ 라는 그런 낙관적인 생각들. 그 속에서 살아 왔던거죠.
그 이후로 바뀌게 된 것이, 여행 할 때에 숙소를 찾을 때는 무계획적으로 움직이는 않았습니다.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이 어딘지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정확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았죠. 그러다가 모르면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가다가 모르면 멈춰서 주위를 둘러 보고, 다시 찾아가고, 그렇게 하다보니 길을 잃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지금 원남교당에서 간사로 사는 것도 여행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30년 동안의 나를 버리고 출가의 마음가짐으로 낯선 환경에서 사는 것이니 굳이 꾸며내자면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때로는 편한 경계 속에서 때로는 불편한 경계를 마주하는 저를 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몰랐던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 있구요. 그 과정이 재밌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들이 내 마음을 알아가는 여행이겠지요. 벌써 절반의 여정을 와버렸습니다. 남은 시간 내가 앞으로 겪어낼 일들이 기대가 되고 설레이기도 합니다. 순간순간이 나에 대해 자각하고 깨는 과정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