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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08-03 18:31
손녀 간병기 - 5단 법산 이도관 교도
 글쓴이 : 이예진
조회 : 16  
손녀 간병기

5단 법산 이도관 교도

 나는 결혼 후 1남 1녀를 얻었는데 둘 다 건강하게 자라 아들은 의사로, 딸은 행정학 박사로 성장하여 자녀 문제로는 걱정을 해보지 않고 살았다. 그런데 아들이 장가를 가고 첫 손녀를 얻었는데 태어난지 3개월도 안되어 척수성 근위축증 타입1으로 판명 되어 세상이 바뀌었다. 강남교당 이산 교감님께 입교를 부탁드렸더니 직접 법명을 소연(消椽)이라고 지어 주셨다. 이생에서 연을 다 소멸하라는 뜻이란다. 일단 손녀가 살아있는 날 까지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도록 해주고 나머지 문제는 현대의학의 진전에 맡기기로 하였다. 우선 맞벌이하는 부모의 빈자리를 메워 아이를 키우기로 하고 숙타원은 논현동 한복 매장을 정리하여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아들집으로 출퇴근하였다. 아픈 손녀를 위해 선뜻 매장을 자진해서 정리한 숙타원의 용기가 대단하다. 집안일의 대부분은 내가 맡아 집을 용인에서 병원으로 쉽게 갈 수 있는 도농동으로 옮기고 요양원에 계시던 어머님을 유린요양원으로 모셨으며, 아버님은 남양주 요양병원에 모셨다. 일요일은 아버님 면회 후 근처의 오덕 훈련원 교당에서 법회를 보았다. 주중 한번 이상 어머님 면회를 하고 두 분이 병원에 가실 때 구급차로 주로 아산병원으로 가는 생활을 3년간 하였다. 그동안 손녀는 기적적으로 기도절개를 하지 않고 4살을 넘기게 되었다. 그리고 척수성 근위축증 부모들의 회합 장소로 비교적 넓은 우리 집을 제공했는데 대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몰이해로 인한 어려움이 많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한명씩 세상을 떠나가는데서 오는 충격과 신약에 대한 희망이 때로 절망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그래도 우리는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고생을 하지 않고 있고, 의사 아들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손녀가 4살을 넘기고 있는데 대하여 사은에 감사하였다. 그러다가 아들이 안양으로 이사를 갔다. 돈암동으로 이사를 오고, 교당도 원남교당으로 옮겼으며, 아버님은 삼선동 요양원에, 어머님은 약수동 요양원에 모시게 되었다. 그런데 드디어 미국에서 신약이 개발되었다. 물론 개발된 신약이 한국에 들어오는 데는 빨라야 2년 정도는 걸린다고 하는데 그동안 또 한명씩 세상을 등지고 있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그러나 고지에 오르기도 전에 들리는 소식이 신약은 첫해에 6번, 둘째 해 부터는 3번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주사 한번에 약 1억이란다. 아들과 힘을 합쳐 아들은 아들대로 인터뷰며 특강이며 하러 다니고 나 역시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으로 보험적용을 위해 노력 중, 신약 개발 회사에서 임상 대상으로 20명 정도를 선발해 6회 무료 시술을 하였다. 운좋게 손녀도 선택되어 무료시술을 받아 상태가 호전되었다. 선발되지 못한 아이들이 세상을 등지고 있었고, 자녀 잃은 부모들 마음은 비통하기 그지없다. 어찌 죄 없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주나? 업장 소멸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이들과 부모들은 새로이 사랑의 스토리를 쌓아간다. 사랑과 생명을 보는 기쁨이 아니라면 누가 인간락도 마다하고 극도의 긴장 속에 뛰어들 것인가? 드디어 힘들게 보험적용이 결정되고 주사 1대 값이 천만원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조건이 까다로워 세 살 이전에 발병해야 하고, 기도절개를 해서는 안 되고, 자가 호흡이 호흡기의 도움 없이 하루 15시간 이상 가능해야 하며, 20세 이상은 안 된단다. 요행히 손녀는 조건에 맞는데 생존한 대다수가 기도절개를 한 상태라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병원에서 알고 지내던 많은 인연들이 하나씩 세상을 버리는 소식을 들을 때 마다 마음이 무겁다. 손녀는 이번에 첫 보험을 적용받고 시술을 받았다. 이제 점차 더 호전되면 줄기세포치료법이 개선됨에 따라 재활치료도 해볼 생각이다. 사람의 생명이란 이 뭐 꼬? 이 속에 살고 있는 나는 또 이 뭐 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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