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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5.26 다섯 벗과의 인연 - 4단 호산 조원공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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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석 조회 717회 작성일 2019-05-30 18:23

본문

인연하면 일반적으로 사람간의 혈연·지연·학연·법연 등을 말하지만, 그러나 인연은 인간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만물과의 상대적 의존관계에 의해서도 형성된다고 하였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현직에 있을 때에는 인간간에 이루어지는 인연을 찾아 일상을 보냈다. 그러나 퇴직 후에는 인간관계 인연 이외에 나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인연들과 일상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들을 나는 ‘다섯의 벗’이라고 이름 붙였다.
 첫 번째 벗은 여명이다. 일출보다는 해가 솟아오르기 직전의 검붉은 여명 빛이 좋다. 새벽에 서재에 앉아 여명의 빛을 보면 설레임과 싱그러운 기운이 온몸에 충만하다. 여명은 나에게 새 힘을 쏟게 하는 천지보은이다.
 두 번째 벗은 참새다. 여명의 색이 백색에 가까워 질 때쯤이면 휘파람으로 참새 떼를 부른다. 처음에는 멀찍이 달아나던 그들이 이제는 내가 서재에 올라오면 몰려 와 모이를 달라고 짹짹거린다. 이렇게 가까이 다가오게 하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베푸는 것도 공을 들여야 하나보다.
 세 번째 벗은 꽃과 나무들이다. 저마다 사연을 안고 나와 대화하며 내 마음을 고르게 한다. 아버님이 물려주신 소철은 60년이 넘었고, 철쭉자매 미홍이와 연홍이는 매년 설 때면 우리 집안을 찬란하게 장식해 주어 한겨울에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한다. 그리고 승진할 때마다 들어 온 화분들, 가족의 염원을 담아 정성스레 길러온 화분들... 하나하나 사연을 지니고 있어 추억 속에서 세월의 흐름을 멈추게 한다. 이 인연들이 모여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어느 꽃이든 피어나며 나를 즐겁게 해 주니 이를 어찌 천지의 덕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네 번째 벗은 거실의 확독에서 자라는 열대어 구피다. 모이를 주려면 내 쪽으로 몰려 와 입을 쫑긋거리는 구피와의 인연도 7년이 넘었다. 그 좁은 공간에서 새끼를 번식하며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그들을 보면 일체유심조를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주차장에는 이모가 기르는 길고양이들이 있다. 나를 보면 슬금슬금 자동차 밑으로 숨지만, 그 녀석들도 나와 인연이 10여년이 넘은 다섯 번째 친구다. 그들은 무슨 인과로 우리 집을 서성이는지 모르겠다.
 이 다섯의 벗들 중 나와 가장 소중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것은 금귤나무이다. 제주도로 신혼여행 갔을 때 그곳의 금귤(낑깡)을 가져와 심어 싹틔워 42년 동안 길러온 우리 집 귀물 제1호다. 사시사철 푸르고 싱싱하며, 세월이 흐를수록 귀중함이 높아지고, 신혼의 추억과 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족관계를 생각하게 하니 부모은이라 하겠다.
 인간뿐만 아니라 삼라만상도 서로 갈등·대립·투쟁의 현상이 수없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 다섯의 벗과 나의 인연은 상생상화 관계인 동포은이다. 정산 종사께서 복 중에 인연 복이 제일이라 하시었다. 나는 무료해지기 쉬운 노년의 일상 속 이들과의 소박한 인연 복을 즐기며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