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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12-13 14:53
멈추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기 - 김승호 단원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611  
멈추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기
                                                                      16단 김 승 호 단원
 
며칠 전, 그 날도 어김없이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쁜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회사 홈페이지 구석 귀퉁이에 조그마한 알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12월 1일, 제가 학교를 나와 회사에 입사하게 된지 정확하게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표정 변화가 없었지만 속으로는 뭐라 표현하기 힘든 옅은 미소와 약간의 놀라움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생활한지 벌써 1년이 되었구나. 언제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갔지…”
이런 놀라움과 함께 또 한가지 알아차린 사실이 있었습니다.
“시간만 빨리 지나간 게 아니라 나도 많이 변했구나…”
불과 1년이 지났을 뿐인데,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의 의욕과 기운 넘치던 ‘나’는 어느새 잃어버리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어떤 ‘나’인가? 앞을 바라보고, 조금 더 멀리 바라보고 달리던 내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시간에 몸을 맡기고 그냥 흘러가는 나만 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 동안 저보다 훨씬 많이 변했고, 지금도 계속 변하고 있는 사람이 하나 제 옆에 있습니다. 바로 우리 아기 ‘경도’입니다.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고 옹알이만 하던 이 아기는 어느새 머리는 식탁보다 높이 올라와있고, 하루 종일 지치지도 않고 아장아장 뛰어다니고, 엄마, 아빠를 하루에도 수십 번 넘게 부릅니다.
우리 아기는 정말 많이 변했고, 정말 많은 ‘성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우리 아기만큼 많이 변했지만, 우리 아기와 같은 ‘성장’을 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아기는 저렇게 성장하고 있는데,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동료가 되겠다던 ‘나’를 잃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 이유는 아직 좋았던 ‘나’를 완전히 잃어버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이렇게 잠시 멈추어서 뒤를 돌아보니 처음의 내가 기억이 나고, 지금의 내 안에서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조급한 마음에 쫓겨 시간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면서 나에 대한 원망심, 타인에 대한 원망심만 커져가고 있었는데 하루에 한 번 정도 이렇게 멈추고 뒤를 돌아보고 처음의 ‘나’를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정말 좋은 아빠, 정말 좋은 남편, 정말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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