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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정처와 생사문 자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임도화 조회 1,763회 작성일 2013-12-03 10:2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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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입정처와 생사문 자리
일원상 서원문은 제가 입교하고 나서 거의 4년 만에 외운 것 같습니다. 단어들이 너무 어렵고 문단이 길어서 이걸 꼭 외워야 되나 거부감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야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이제 눈을 뜨기 시작하나 봐요. 열린마당을 쓰려니 급해져서 교당 까페에서 교무님의 설법 동영상들을 다시 펼쳐 보았습니다. 입정처/ 소멸의 자리/ 진공에서 다시 생성되는 새로운 기운/ 비움과 채움, 그렇게 조금씩 정리가 되는 듯합니다. 저는 학문이나 이론 같은 것은 골치가 아파서 가까이하지 않는데요, 교무님 법설이나 정전 말씀들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드는 것 같아요.
이번에 제가 소속한 문학사 계간 열린시학에서 금년도 시조상을 받았습니다. 시조를 시작한지 10년 가까운 시간인데 아직도 시조의 길은 멀고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창작이란 늘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라서 하루하루가 탄생입니다.

부활 또는 번데기

임유행

종로 5가 지하철역 1번과 2번 출구 사이
비상용 모래상자 아래 박제된 듯 웅크려
몇 겹의 누더기 속에
신성히 잠든 이

한 블록 밖에는 밀집한 예배당들
한파가 다가오는데 잠자는 교회 깨우려
낮은 곳 임하셨나보다
귀하신 성자께서

눈보라 젖은 신발들 서걱 이는 바닥에
밀착한 엉덩이가 다리를 끌고 있다
더 이상 갈 곳 없으니
날개 하마 돋으려나

불 밝힌 역무실 쫓기는 부랑아 별
화성만큼 멀어 진 대한민국 수도 서울
눈발들 영하 15도에
저승꽃 되어 날리고 있다

수상작인데요, 부활과 번데기가 입정처나 진공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의 과정이고 작품들은 미완성인데요. 이 끝없는 과정에서 공부의 끈을 놓지 않고 정진하는 것만이 우리가 사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 세상에 발을 들여 놓았으니 무언가를 붙잡는다면 그것은 정전공부나 아니면 저에게는 시 공부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게 있고 붙잡을 끈이 있어서 우리는 탁류에 떠내려가지 않고 굳건히 땅에 발을 딛고 설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완성을 향해서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